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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3

이야기 조각하나, 홍길동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허균 “균아~ 균이야~ 이 누이를 용서하렴, 먼저 떠나와서 미안해.” 잠든 초희는 종종 그 시대에 남은 하나뿐인 동생 걱정으로 자그마한 목소리로 지금처럼 잠꼬대를 하곤 한다. “걱정 마, 내가 가끔 가서 봐주고 있으니.” 그러면 난 잠든 초희 얼굴을 보며 이렇게 속삭이곤 했다. 아직은 극히 제한적인 사람들만의 시간이동술이기에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어제도 시간을 내어 초희, 허난설헌의 동생, 교산 허균의 시대를 다녀왔다. * 그 시대의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으며 별들이 촘촘하게 빛을 뽐내고 있었다. 동틀 녘까진 아직 여유로운 밤, 약속이라도 된 듯, 밤보다 어두운 검은 구름들이 삽시간에 몰려들었다. 그 구름들은 어느 앙상한 초가집 위로 몰려가더니 번개를 내리쳤다. 콰광쾅쾅! 번개는 요란하게 한번 울었다. .. 2022. 11. 28.
이야기 조각 하나 깜깜한 공간, 발가벗은 한 남자가 온몸을 바르르 떨며 눈을 떴다. 그의 육체는 실오라기 하나 없이 공중에 떠다니는 중이었다. 여긴 어디야? 무슨 일이지, 이게?... 맞아, 준성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혜리하고 나머지 우리 애들은, 어떻게 됐을까? 같이 숲을 헤맸던 거 같은데... 그놈의 술, 술집 여자 때문에, 걘 도대체 뭐였... 으아아악! 찬찬히 기억을 더듬으려던 그는 갑자기 비명을 질러댔고, 순간 그의 눈에선 붉은빛이 번쩍였다. 방금 막 생각해내던 기억들이 온갖 신경을 건드려가며 그의 뇌리를 스쳐 빠져나갔다. 미안해, 미안해. 내가 미안해, 얘들아, 여보, 혜리야... 남자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그 붉은빛은 그에게서 모두 빠져나와 사라졌고, 탁한 눈만이 남았다. 이내 남자는 다시 정신을 .. 2022. 11. 13.
창조주, 당신의 이야기가 곧 우주입니다. 창조주 여러분, 잘 살고 있습니까? 대뜸 첫마디부터 창조주라니, 뜬금없다고요? 하나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여러분이시죠? 그것이 재미있든, 없든, 힘들든, 힘들지 않든, 악인이든, 그렇지 않든... 삶이란 욕망을 베이스로 두고 선택을 이어나가는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하나의 이야기를 써내고 있기에 이야기 하나의 창조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기록되지 않았기에 이야기라고 불리지 않을 뿐입니다. 그리고 기록하지 않았기에 당신을 작가라고 칭하지 않을 뿐입니다. 영화나 소설 보는 걸 좋아하나요? 요새 웹소설을 많이보죠? 그것들을 볼때 우리는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고 보게 됩니다. 주인공이 가는 길을 보면 때론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고, 맘에 안들때도 있고... 그가 선택을 하는 매 순.. 2022.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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