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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주의 방

이야기조각 하나. (우리와는 다른 차원에서의 촛불집회)

by 꿈꾸는 검안사 2022.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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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은국이!”

준서는 아까 잡아들인 증인들의 우두머리 앞에 와 있었다.

, , 누구야? ,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민은국은 준서를 보자 눈을 똥그랗게 뜨며 물었다.

어떻게 안거는 은국이 네가 알거 없고! 내가 좀 피곤하거든? 빨리 끝내자! 너 잡으려고 니네 조무래기들 잡으러 다니느라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아? 그놈들, 뭘 그리 쳐 먹었는지 엄청 무겁데! 팔 빠지는 줄 알았잖아!”

준서는 팔과 목덜미를 주물러가며 말했다. 은국은 당황했는지,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러더니 은국은 부르르 떨며 멱살을 잡으려 달려들었다. 준서는 잠시 사라졌다가 다른 곳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너 같은 것들 잘 알아! 얼마 전에도 비슷한 놈을 벌주고 왔단 말이지! 그놈도 벌벌 떨면서 내 멱살을 잡더라! 지가 먼저 가만히 있는 사람의 인생, 시궁창에 빠뜨린 것도 모르고 말야... 어쨌든 그런 면들도 공통점이 있네 있어~ ? 아주 그냥, 학원들 다니셨나봐? 리액션이 아주 응?”

준서는 계속 일부러 더 깐족댔고, 은국은 울먹였다.

저한테 왜 그러세요? ? 누구신데요?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전 시키는 대로만 했어요. 아무것도 몰라요.”

준서는 또다시 웃음이 났다.

우두머리가 더하네 더해! 너만 살겠다고 발뺌하는 거여? 그 학원에서 뭐, 심화과정이라도 들었뉘?”

준서는 말을 이어갔다. 준서는 은국의 뺨을 사정없이 때려가며 물었다.

네놈!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얼마나 개쪽! 당하고, 개고생! 하는지, 알아? 미친것아? 알아? 아냐고요~! 아유~이걸 그냥~확 그냥~~”

준서는 놈의 얼굴과 복부를 수차례 가격했다. 우두머리는 힘없이 쓰러졌다. 준서는 쓰러진 우두머리를 보며, 며칠 전 똑같이 자신에게 울부짖다 쓰러진 놈을 떠올렸다.

 

그놈도 울먹이며 외쳐댔었다.

왜 그러세요. 저희한테...”

그리고 곧이어

이 새꺄~너 뭐하는 짓이야 이게~! 이게 뭐야! 저 사람들 살려내, 살려내라고!”

내 멱살을 잡으며 날 죽일 듯이 달려들었다. 놈의 손은 떨렸고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그냥 힘을 잃고 고꾸라졌다, 지금 내 앞에 쓰러져 있는 이냥반처럼...

 

그때 마침 저승사자 분을 만나서 난 그에게 복수를 깔끔하게 마칠 수 있었다. 그 배불뚝이 아재의 외모완 다르게, 이 힘은 날카로운 게 꼭 칼날 같다.

별 것도 아닌 것들이 까불어. ...”

준서는 하품을 한번 길게 늘어지게 하며 쓰러져 떨고 있는 은국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이 일당들은 이 검으로 편하게 해주고 싶진 않아!’

그 순간 준서의 눈은 붉은빛으로 잠깐 감돌다가 수그러들었다. 준서는 남자를 업고 광화문 광장에 갔다. 가는 도중에 준서는 남자의 머릿속을 잠깐 훑어봤다.

이 왕실장이란 놈은 또 뭐야? 뉴스나 증인명단엔 없었는데? 아주 양파같은 놈들이구만!’

준서는 남자의 머릿속, 인생영상에서 왕실장이란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쩐 일인지 딴 놈들과는 다르게 변조된 목소리였다. 준서는 곧 광장에 도착했다. 광장은 붉은 촛불행렬로 바다를 이루었다. 준서는 잠시 생각을 멈추고 남자를 둘러메고 광화문 위쪽 하늘에 떠있었다. 깨어난 남자는 곧 발버둥 쳤다. 준서는 그런 남자를 내려놓으며 목을 꽉 잡았다. 남자는 컥컥댈 뿐, 힘을 못 썼다.

 

광화문 광장에 선 준서는 남자의 목을 쥔 채, 숨을 한번 고른 다음, 외쳤다.

들어라! 대한민국 민초들이여!”

준서의 외침은 확성기를 통하지 않아도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순간, 준서는 흥분되었다. 마치 자신이 지금, 즐겨보던 사극의 마지막회에서 대치하고 있던 자신의 병사들을 큰소리로 호령해 제압하던 후백제황제 견훤이 된 것만 같았다.

콰광쾅쾅!

하늘도 놀랬는지 번개가 한번 쳤다. 번개가 그었는지, 광화문 건너 저편 하늘에선 형체모를 불줄기가 공중에서 한번 그어졌다. 행진하던 촛불행렬들은 멈춰 서서 말없이 준서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어 봤다. 주위는 고요해졌고 준서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보아라! 편법으로 니들 위에 군림했던 잡것이 여기 있노라! 지금이 왕정시대도 아니고, 지들 맘대로 하는 이딴 사태가 말이 된다고 보는가? 더 이상, 정부랍시고 있는 이놈들의 만행을 그저 지켜볼 수만은 없다! 뭐가 무섭다고 이런 한낱 버리지들에게 우리의 목숨 줄을 우롱 당한단 말이더냐? 그것은! 비단 기득권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너희들 한사람, 한사람의 무관심도 한몫했을 터! 자신들의 일이 아니면 혹은 자신의 식구들 일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던 너희들! 지금도 별 차이 없을 테지. 몇 년 전, 많은 목숨들을 잃어 비통해 할 때도 그렇다. 그 추모불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던가? 심지어 지겨워 그만하라는 질책까지 하는 버러지들도 있었지! 그 버러지들은 이 일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뿐이겠는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많은 수의 선생들은 철밥통 연금만 신경 쓸 뿐, 왕따 문제, 인성교육 같은 것엔 통 관심들이 없고! 또 많은 의사들은 의료수가만 따지고 무거운 책임은 회피하고! 연금 철밥통만 쫒아온, 책상 앞에서만 만점을 받은 공무원 대다수들!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인력들로 전락했지 않았는가! 이 밖에도 너무 많아서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들다. 또 많은 수의 정치인들과 기업인들! 지 주머니 사정만 생각하는 이 부패한 나라! 그대들은 이대로 가만 둘 것인가?”

준서는 한번 크게 숨을 내쉬고 난 뒤 말을 계속 이었다.

그런데 정녕, 이것이 그들만의 문제인가? 그들만의 욕심이겠는가 말이야? , 그대들은 갖지 못해 그저 그들을 부러워하는 것은 아닌가, 잘 한번 생각해 봐야하지 않느냔 말이다! 혹여나 그런 마음이었다면 이젠, 그딴 후진 생각은 버리고 선진적인 생각으로 행동해야하지 않겠는가? 더 이상 신민이 아닌 시민으로 살고자 한다면 말이야!”

 

준서는 팔을 뻗어 무인도에서 지옥의 파티로 한창 뛰어 다니고 있던 증인들을 소환해냈다. 괴수들에게 뜯어 먹힌 살점들은 돌아왔지만 넋은 아직 반쯤 나간채로 침들만 질질 흘려댔다.

파티는 잘 즐기셨나, ?”

증인들을 향해 한번 코웃음 친 준서는 다시 군중들에게 소리쳤다.

자 보아라! 나라를 휘청거리게 한 이놈들도 너희들과 똑같은 한낱 사람이다! 이 세상엔! 태어날 때부터 나라를 잘 이끌고 갈 타고난 리더, 고귀한 리더, 위대한 장군 뭐 이딴 존재는 애초에 없다! 단지 너희들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틈을 타 이것들이 그 자리를 채웠을 뿐이다! 고로 너희들에게도 책임은 있는 것이다! 너희들의 무지와, 무관심을 탓하라! 너희들의 안일함을 탓하라! 원망만, 절망만 하며, 정의를 남에게 의지한 너희들의 자세를 탓하라! 너희들의 늦은 후회를 탓하라! 이 버러지 같은 놈들아!”

 

말을 마치며 준서는 우두머리를 지상의 촛불행렬 옆으로 던졌다. 그 순간 그 증인들도 덩달아 지상으로 떨어졌다. 일부 사람들이 그들에게 달려가 몽둥이질과 발길질을 해댔다. 그들은 점차 새우등이 되어가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준서의 눈이 붉게 또 번쩍였다. 그 눈엔 어릴 때부터 근래까지 지금 저기 밟히는, 소위 금수저들에게 학대당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도움은커녕 관심조차 없어 속으로 삭힐 수밖에 없던 자신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흘렀다. 흐르는 장면들 속 준서의 모습은 하나같이 새우등을 하며 힘없이, 한없이 울고 있었다. 주마등 속 새우등이 모두 지나간 후, 준서는 말을 이었다.

그래! 그렇게 발버둥치는 것이다! 너희들을 지켜주지 않는, 그럴 생각도 없는 기득권층은 그렇게 밟아줘야 하는 것이다! 더 이상 밟히지 말고 밟아줘야 하는 것이야! 주인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가 주인이고 누가 머슴인지 확실히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기득권층은 더 이상, 모셔야 되는 왕족이나 귀족 같은 게 아니다! 명심하라! 너희들이 이들에게 위임해주는 것이지, 저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권력이란 것은! 스스로 을을 자처하지 말라! 갑이라 착각하는 놈들을 정신 차리게 하라!”

일당들을 밟으려 몰려드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준서는 죽기 직전의 일당들을 다시 무인도로 돌려보냈다.

이제 분풀이는 끝났다! 아니, 너희들이 주도하는 심판과 이 나라를 재건하는 것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너희들의 몫이다! ! 너희들을 지켜볼 것이다! 또다시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면! ! 다시 나타날 것이다! 탐욕이 가득 찬 너희들의 모습을 처단할 것이다! 멸망시킬 것이다!”

준서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준서는 무인도로 돌아왔다. 쓰러져 있는 놈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놈들은 나의 개가 되어 나를 위해 짖게 될 것이야!’

놈들을 한 대 모아 네발 달린 괴수의 형상으로 바꾸어버렸다. 몸은 네발 달린 검은색 몸체 하나였지만 머리는 일당들 수만큼 달렸다. 괴수얼굴들은 합창을 하듯 하늘을 향해 들이밀고 짖기 시작했다.

네놈들은 이제 나의 과업을 위해 일을 하는 충견이 되는 것이다.”

준서는 걸걸한 웃음을 또 크게 지어보였다. 실로 이건 악마, 마왕의 모습이었다.

난 이제부터! 세상을 바꿀 너희들의 주인이다! 주인 말을 잘 들어야 할 것이야, 나의 병신같은 괴수머리들아! 이제부터 할 일이 많으니까 말이다!”

준서는 두 팔을 벌려 번개를 일으켰다. 다음 순간 괴수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망토와 검은 준서의 몸에서 떨어져 나와 그 무인도 모래판에 나뒹굴었다. 또 하나, 준서의 눈에서 떨어져 나와 날이 바짝 선, 반짝거리는 붉은 수정 한 조각이 한쪽구석에 박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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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는 평화로운 집회였던 건 우리나라의 자랑입니다.

그저, 제 머리속에서 다른 모습의 집회의 모습을 그려봤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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